취미/가죽공예

가죽공예!! 왕초보 홀로서기 시도하다! - 신권크기의 카드지갑 만들기...

락끄 2008. 2. 11. 14:57

처음 가죽공예를 하고 싶었던 것이 내 구미에 맞는 혹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모양의 지갑이나 간단한 가죽 제품을 직접 만들고 싶어서 한것인만큼 이번에는 여자친구의 카드지갑을 직접 만들기로 하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카드 지갑은 카드보다 약간 큰 크기의 것으로 카드를 비닐등에 여러개를 겹쳐서 넣는 형태인데, 장지갑 형태의 카드 지갑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지갑보다는 약간 작고, 가지고 다니기는 편한 형태로 말이다. 나름 종이로 먼저 만들어보고 이리저리 구상도 해보고 재료랑 공구는 김학순 가죽공예에서 문의해서 구입했다.


1. 공구

일단 여권 케이스 체험 교실을 해봐서, 카드지갑을 만들때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준비하고자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돈을 공구 구입하는데 썼고, 그럼에도 필요했던 몇가지를 준비하지 않아서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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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고무판똑딱이 단추 셋트
    바늘 구멍을 내거나, 펀치로 구멍 뚫을 때 날이 상하지 않도록 뒤에 대고 쓴다.
  2. 펀치 (1.4mm, 2.8mm)
    구멍 뚫을 때 사용한다. 1.4mm는 카드 넣는 곳을 자르기 전에 양 끝에 구멍을 내는데 사용하고, 2.8mm는 똑딱이 단추 다는 구멍 뚫을 때 사용한다.
  3. 똑딱이 단추 다는 공구 셋트
    똑딱이 단추를 달 때, 앞뒤로 대고 두드리는데 사용한다.
  4. 다이아몬드형 바늘 구멍 송곳
    가죽을 꿰매기 전에 미리 구멍을 뚫어준다. 다이아몬드형태로 구멍이 생긴다.
  5. 바늘
    가죽을 꿰멜 때 사용한다.
  6. 고무망치
    구멍 뚫을 때 사용한다.
    가죽을 붙일 때 잘 붙으라고 두드려준다.
  7. 오공본드
  8. 삼각자, 30센티 자
  9. 미술용 끌칼
    접착제를 펴서 바를 때 사용해준다.
  10. 앞치마와 면장갑

2. 재료 준비
카드 지갑에 맞게 김학순 가죽공예에서 재단된 상태로 구입했다. 외피는 소가죽 통가죽이고, 안감으로 카드를 받쳐주는 천과 돼지 가죽을 구입했다. 소가죽은 잘라서 팔지만, 천과 돼지가죽은 장당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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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받쳐줄 천들은 직접 잘랐다. 삼각자로 수평을 잘 맞추고 짤라줘야 해서 약간 골치 아팠지만, 큰 무리 없이 잘 자른 것 같다. 큰 칼을 사용하는게 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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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케치 및 가죽에 옮기기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이를 트레팔지에 떠서 다시 가죽에 그려준다. 이번에 트레팔지와 그림을 옮기는 송곳이 없어서 볼펜이랑 비치는 얇은 종이를 이용했는데, 제대로 옮겨지지 않아서 엄청 고생했다. 고생에도 불구하고 문양은 제대로 남기질 못했다. 역시나 아끼려고 필요한걸 없애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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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니셜은 제대로 옮겨가서 다행이었다. 주의할 것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반드시 물을 한번 쭉 발라줘야 한다는 것.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물을 바르고 바로 문양을 넣었는데, 아마도 물을 직전에 발라야만 그림이 옮겨가는 것 같다.

4. 채색
사실 문양도 굵게 들어가고 전체적으로 검고 문양이 있는 곳만 약간 아주 약간 밝게 하고 싶었는데, 문양 자체가 너무 안새겨져서 포기하고 전체적으로 검게 칠했다. 갈색빛이 돌게 하고 싶었는데, 초록물감을 많이 섞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쑥쌕이 되버렸다. 채색이랑 문양 넣는것은 아직 너무나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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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광내기와 돈피(돼지가죽) 붙이기
채색을 마치고 광을 냈다. 면장갑으로 힘을 많이 주지말고, 손움직임을 빠르게 해서 샤삭샤삭 문질러주면 된다. 광을 내고 나서 돼지 가죽을 뒤에 붙여줬는데, 잊고 사진을 안찍었다. 접착재를 돈피와 소가죽 양쪽에 쭉 펴서 잘 바른 다음에 붙이고, 망치로 모서리를 살짝 두드려줘서 잘 붙도록 해준다. 가장자리 부분에 접착제가 잘 발라지도록 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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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똑딱이 단추 달기
겉감이 만들어지면 미리 표시해둔 곳에 똑딱이 단추 구멍을 뚫고, 똑딱이 단추를 달아준다. 공구를 처음 사용해봤지만, 그리 어렵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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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카드 구멍 만들기
카드가 들어갈 곳을 만들기 위해, 먼저 양 끝 구멍 뚫을 곳을 가죽에 표시해주고, 1.4mm송곳을 이용해서 뚫어준다. 그리고 자를 대고 적당히 양끝을 대고 잘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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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카드를 받쳐줄 천을 대야 하는데, 접착제를 발라서 쭉 붙여줬다. 구멍이 막히거나 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접착제를 발라줘야 한다. 여러겹이 되버려서 지갑이 두꺼워지는 것 같아 아쉽지만, 천이 얇다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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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들어갈 입구 부분을 튼튼하게 하도록 실로 한번 꿰매준다. 다이아몬드 송곳으로 미리 구멍을 뚫어서 바느질을 해준다. 바느질이 마무리 되면 뒤편에 역시 돈피를 잘 붙여준다. 천이라서 잘 안붙을 듯 하지만, 잘 붙여주고 고무망치로 잘 두드려주니깐 그래도 잘 붙어있다. 나중에 돈을 넣을 수 있는 한편은 겉가죽과 떨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돈피를 붙이고 한편은 꼬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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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이 단추 단것을 잘 맞춰서 겉감에 붙여주고, 안가죽을 좌우 만들어주면 일단, 재료들은 거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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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카드 케이스 붙이기
안가죽과 겉가죽이 완성되면, 양쪽을 잘 포개서 안에 공간이 남도록 하고, 왼편 가죽은 ㄷ자 형태가 되도록 두께 3mm정도 접착제를 가장자리에 발라준다. 오른편 안가죽도 마찬가지로 발라주고, 안,겉 가죽을 잘 붙여준다. 장갑같은걸 덭대서 고무 망치로 잘 두드려서 튼튼하게 붙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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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구멍을 쭉 돌려 일정하게 뚫고, 튼튼하게 꿰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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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완성
바느질이 다 되면 옆쪽에도 염색약 발라서 광내고, 코팅제 발라서 잘 말리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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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 한장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내부 공간이 생겼고, 카드는 좌우 6장씩 총 12장이 들어가는 카드지갑 완성. 지갑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카드 지갑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크지만, 키가 큰 사람이 들기에는 그리 커보이지도 않고, 손에도 쏙 들어오고 나름 실용적인 지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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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완성
작업을 다 마무리 하고 나니 내 책상이 완전 난장판이 됐다. 다 정리하고 전체 소요된 시간을 보니 뜨억... 9시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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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두고 쉬엄쉬엄 하고자 공구도 돈들여 사고 혼자 계획해서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는 것 같다. 트레팔지와 송곳을 준비하지 않아 문양이 제대로 안들어가서 너무 아쉬웠지만, 초보자치고는 나름 괜찮은 작품이 된 것 같다. 특히 여자친구가 맘에 들어하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총 재료비가 대략 만원 좀 넘게 든 것 같은데, 이 정도 재료비로 이정도 품질의 가죽 지갑을 가질 수 있다면, 나름 다른 사람들한테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너무 멋진 취미생활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직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구상하지 않았지만, 틈틈이 아이디어를 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가방 같은 것도 만들면 좋겠지만, 아직은 좀 갈길이 멀다.